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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언론현황취재

[동포언론현황취재] 지난 10년간 경제규모 10배 늘어나

지난 10년간 경제규모 10배 늘어나

동포언론현황취재 -1. 북미주 LA편

김제완기자  |  oniva@freechal.com

승인 2005.05.02  00:00:00

수년만에 다시 찾은 LA는 활기에 넘치고 있었다. 한인사회는 최근에 질적 양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한국에서 투자이민이 늘었으며 자녀교육을 위해 젊은 전문직 출신이 몰려오고 있어 그만큼 돈이 풀리고 사회구성원의 수준도 높아졌다. 부동산경기 상승은 한인사회 경제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최근의 경제 활황을 기반으로 동포사회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경제에서 정치로 관심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었다.북미주 지역 동포언론 현황 취재의 첫번째 방문지 LA에서 동포언론인들을 만나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최근 LA동포사회는 코리아타운 1번지라고 할수 있는 올림픽가 머리에 ‘다울정’이라는 팔각정을 세웠다. 시의 준공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어 올해 8월경 완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울은 지난해 동포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정한 것으로 ‘다같이 함께 하는 우리’라는 뜻을 가진 순 한국말이다.

 
라디오코리아의 손태수회장은 요즘 엘에이 동포사회 경제는 10년전보다 10배는 좋아졌다고 말한다. 동포은행도 12개로 늘어났으며 은행 주가가 대폭 뛰었다. 피플뉴스의 민병용발행인은 지난 3년동안 한인사회가 크게 성장했으며 앞으로 3년 동안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A에서만 30년을 지내온 민발행인도 지난 3년간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LA 동포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두사람의 사회적 비중을 감안하면 큰 무게를 갖는 말이다. 이같은 활황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은 한국에서 오는 돈과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부동산 경기이다. 부동산 가격상승은 이자율 하락과 직접 관련이 있다. 지난 2002년까지 미국의 연방 이자율이 점차 낮아져 0%까지 이르렀다. 이 때문에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된 것이다.

민발행인은 최근 한인사회의 급격한 발전의 상징적인 인물로 데이비드 리박사를 꼽는다. 윌셔 지역의 고층 건물 100여개를 그가 소유하고 있다. 고등학교때 건너와서 내과의사가 된 이박사는 특유의 방법으로 건물을 매입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윌셔가의 상징적인 빌딩인 에키타블 빌딩도 그의 소유이다. 

라디오코리아의 최영호 방송위원은 한인타운의 상권 중심이 지금은 올림픽가에서 윌셔로 이동중이라고 말한다. 30년전 초기정착시기에 올림픽대로를 중심으로 모였으나 지금은 더 깨끗하고 안전한 윌셔지역으로 상권이 옮겨가고 있다. 윌셔가는 서울의 테헤란로와 비교된다. 올림픽가는 지금은 한국계와 라틴계가 절반씩을 점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주류사회 정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A에 본부를 둔 미주중앙일보 김성찬편집국장은 "이젠 정치다"라고 말한다. 미주동포사회가 이젠 정치력을 발휘해야할 때가 됐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4월29일부터 3일동안 전국한인정치포럼이라는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한미연합회(KAC)와 미주중앙일보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에는 미국 전지역의 시정부 주정부 연방정부에 몸담고 있는 공직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번 포럼에는 신호범 임용근 전신애씨등 50명정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미주뿐아니라 국내에서까지 비상한 관심을 얻고 있다.

최근들어 1.5세와 2세중에 정치인 보좌관으로 진출자 늘어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남가주에만 20여명에 이른다. 이들이 정치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도이번 세미나에 다수 참석할 것이다.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은 최근 선거에서 어바인시에서 한인출신 시의원이 두명이나 한꺼번에 당선된 것이 좋은 사례이다. 어바인시는 남가주의 신흥 도시로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부유층이 거주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정치에 대한 의식도 1.5, 2세로 넘어가면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때의 출구조사 결과 케리쪽에 표가 더 많이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민주당이 이민자들에 대해서 더 관대하기때문에 나온 당연한 결과라고 할수도 있지만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다. 엘에이 동포사회는 보수성향이 강하고 이민올 때 사고가 변화를 거치지 못하고 굳어져 있기때문이다.

엘에이에서는 날만 어두워지면 도보로 바깥 출입을 할수 없을 정도로 범죄율이 높다. 그래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 식당에 걸어갔다가도 날이 어두워지면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야한다. 그만큼 치안이 나빠 외부인에게는 서부 무법시대를 연상케 한다. 자연히 사회구성원간의 신뢰도도 낮은 편이다.

그런데도 손회장은 전세계 이민자들의 60%가 LA 지역에 거주하기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세가지로 정리해준다.

첫째는 다민족이 섞여 살고 있는 대도시여서 인종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점. 그리고 기후가 사철 온화하므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거나 은퇴라는 말이 없는 사회분위기는 열심히 더많이 일해야 하는 이민자에게 좋은 조건이다.

또한 민족단위의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어 신규이민자들이 도움을 얻기 좋다는 점도 이민자들이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공항을 오가는 한국 택시기사는 이곳에서는 다른지역에 비해 일자리가 많아서 막살기에 좋다고 말한다. 엘에이는 싫지만 살기는 편하다는 다른 택시기사의 말도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LA 한인사회 경제권은 4가지로 나뉜다. 한인타운 내의 식당 여행사등 한인대상의 생활경제권을 비롯해 자바시장으로 불리는 다운타운의 의류상가, 그리고 주류사회를 상대로 영업하는 점포등 사업체와 함께 한국에서 유입되는 인력과 돈이 또 하나의 경제단위이다.

자바시장으로 불리는 다운타운의 봉제업은 과거에 유태인들이 전체 상권의 80%를 차지했던 곳인데 지금은 한인이 70%를 점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의류들은주로 중저가상품으로 미전역뿐 아니라 남미까지 나간다. 그런데 최근들어 타민족에게 상권이 조금씩 넘어가고 있다. 제조원이 인건비 때문에 중국 캄보디아 필리핀쪽의 경쟁력에 밀리고 있다. 이민초기 한인사회의 젖줄이었던 봉제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동포들은 동포사회가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 다울정의 건립이다. 최근 코리아타운 1번지라고 할수 있는 올림픽가 머리에 "다울정"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현판식을 했다. LA시에서 서울국제공원으로 명명된 공원 건너편의 땅을 내준 것이다.

매년 코리안 퍼레이드를 하는 곳이어서 한국인이민자들에게 익숙한 곳이며 LA 한인상공회의소가 나서서 각계 지원받아 건축한 것이다. 시의 준공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어 올해 8월경 완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울은 지난해 동포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정한 것으로 “다같이 함께 하는 우리”라는 뜻을 가진 순 한국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