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채널만 50개 소유한 미디어재벌 시카고 한미TV 배건재 회장

동포언론현황취재-북미주[시카고편]

김제완기자  |  oniva@freechal.com

승인 2005.05.16  00:00:00 

 

미국 시카고에서 미디어 재벌로 알려진 한미TV의 배건재 회장을 만났다. 배회장은 50개의 텔레비전 채널과 15개의 FM, AM 라디오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소유하고 있는 채널 몇십개가 얼마 만큼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사례를 먼저 들어본다.  

기자가 시카고에 도착하기 전 이번 기획취재의 출발지인 LA를 들렀을 때, LA동포사회의 명물로 알려진 라디오코리아가 지난해초에 문을 닫은 이유를 알아보지 않을수 없었다. 가수 출신의 이장희씨가 10여년 동안 키워놓은 라디오코리아가 권리금도 챙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채널 임대료 문제였음이 곧 파악됐다. 당시 월18만달러의 전파 임대료를 25만달러로 올려달라는 것이 중국인 채널소유주의 요구였다. 이장희씨는 그렇게 주고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보고 우여곡절끝에 포기하고 말았다. 결국 채널 소유주가 방송국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라디오코리아는 AM으로 배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60여개중 가장 가격이 낮은 것이다. 

채널의 가격을 산정하는 요인이 복잡해서 배회장의 자산규모는 그 자신도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시카고같은 대도시의 인기있는 TV 채널 하나의 가격이 7억달러, FM라디오는 1억달러에 이른다니 그가 소유한 채널가격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보유채널 자산가치 천문학적

더구나 지난 5년전부터 인터넷 사용이 늘어나면서  방송주파수 사용대역이 좁아져 채널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또한 디지탈화가 진행하면서 수년후부터는 채널하나가 5개로 쪼개지므로 방송의 부가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배회장은 지금 2천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욕심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50개의 채널중에서 실제 방송을 하고 있는 채널은 18개입니다. 한미TV도 그중 하나죠. 나머지는 채널형태로 소유하고 있는데 이렇게 3년 이상 소유할 수 없어요. 기한이 넘으면 정부에 귀속됩니다. 그래서 방송국을 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부지 매입하고 건물 짓고 안테나를 세워야 합니다. 그러니 돈이 들죠.”

이 일을 배회장과 부인 배명아씨의 이름 이니셜을 따서 만든 KM코뮤니케이션스에서 맡고 있다. LA 라디오코리아 채널 소유주처럼 임대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이익이 적어진다고 말한다. 

배회장은 미디어재벌이라기보다 전파재벌 또는 채널재벌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의 재료인 전파를 소유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그중에 18개의 TV방송국을 소유 경영하고 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그가 소유하고 있는 방송과 채널은 아이오와, 아리조나, 조지아, 애틀랜타뿐 아니라 멀리 사이판과 괌에도 있다.

“신문이 사양산업이라면 방송은 첨단산업입니다. 기술의 발달로 세계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TV는 세계인을 한자리에 모이는  마당을 만들어주죠.”

방송에 대한 그의 생각을 한마디로 요약해준 말이다. 그렇다면 배회장에게 한미TV방송은 동포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마당이다. 한미TV는 1991년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방송국 설립허가를 받은 뒤 채널을 빌려쓰다 현재의 채널 28은 1994년 허가를 받아 1997년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기자가 방송국을 찾은 3월31일은 마침 창립 8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방송국의 생일날 찾아간 기자에게 배회장은 하고싶은 말이 많은 듯했다. 약속된 시간을 넘기며 두시간 동안 그의 경험과 생각을 설파했다.  배회장이 방송계에 뛰어들었을 때 닥친 큰 장벽은 방송산업계를 틀어쥐고 있는 유태인들이었다. ABC NBC CBS 등 메이저 방송사들은 물론 한때 전체 방송의 90%를 차지했다. 유대인 앞에 서면 연방의원이건 대통령이건 작아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런 때문이다. 

한미TV 창립 8주년 맞아

그러나 배회장에게 행운이 따랐다. 연방통신위원회 규정이 1996년 클린턴 행정부 때 바뀌어 개인의 채널 보유 한도 11개 규정이 개정된 것이다. 연방정부는 대신 시청율을 기준으로 삼았다. 한개인이 보유한 여러 채널의 시청율 총합이 34%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현재 시카고 일원에 거주하고 있는 폴란드계는 모두 백만명이 넘는다. 시카고는 바르샤바에 이어서 두번째로 많은 폴란드인이 거주하는 도시이다. 히스패닉계 역시 시카고일원에만 백만명이 넘는 맨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 폴란드계와 히스패닉계도 배회장을 채널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동포대상 장사하는 정부는 없다

배회장은 한국정부가 동포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폴란드 필리핀 그리스등 시카고의 소수민족 커뮤니티 방송사들은 “해외동포를 자국의 문화사절“로 보는 자국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의 공영방송이라는 KBS, MBC 모두 동포들 대상으로 비디오 장사하고 동포방송국에 프로그램 팔며 이윤을 올리고 있다고 성토한다.

200만 미주동포들은 1세와 2세가 각각 50%씩 점하고 있다. 2세들이 한국어를 잃어버리면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방송은 그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한국인이도록 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동포방송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힘주어말한다. 

배회장은  최근 방송에 대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나가고 있다. 먼저 그의 셋째 아들을 주지사 특별보좌관으로 일하도록 했다. 그리고 시카고 북부 링컨우드시에 한인들의 거주율이 높고 아시안계 인구가 늘어나자 한인 시장을 만들기 위해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배건재회장은 방송을 시작한 이래 요즘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한인 2세 자녀들에게 한국문화를 접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드라마 영어자막이 오히려 외국인 시청자들을 확보하게 됐다.  드라마 대장금은 시카고 주류사회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한국드라마 마니아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미TV의 전직원은 25명이며 그중 기자가 8명이다. 아나운서 PD의 몫까지 기자들이 담당한다. 자체 프로는 보도 대담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하루 평균 한시간 정도. 배회장이 채널의 소유자이어서 하루 24시간 방송한다. 자체제작 프로를 수차례 반복 방송하며 나머지 시간은 한국의 드라마 뉴스등을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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