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영 시카고 한인회장 인터뷰

문화센터 건립에 신명 바쳐

김제완기자  |  oniva@freechal.com

승인 2005.05.16  00:00:00 

 

▲ 3월30일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일본영사관앞에서 독도시위에 나선 김길영회장(사진 오른쪽)과 시카고 동포들. 이날 100여명이 모여 한시간동안 일본 총영사관 앞 인도를 돌며 “다케시마 노! 독도 예스!”를 외쳤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회를 꼽는다면 어디일까? 당연히 LA나 뉴욕 한인회가 떠오른다. 그러나 시카고한인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LA 뉴욕에는 10여개의 한인회가 있지만 시카고한인회는 인근 지역까지 15만명을 포괄하고 있으므로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회라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을 펴는 사람은 김길영 시카고 한인회장이다.

아전인수격인 말로 들리기도 하지만 귀기울일 부분도 있는 것같다. 그동안 불과 천여명만 모여도 한인회 간판이 걸렸는데 시카고의 경우는 인근의 작은 도시들도 따로 놀지 않고 시카고 한인회의 우산 아래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분열 갈등을 싫어하는 시카고 한인들 특유의 ‘양반기질’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다음날 있을 ‘독도시위’를 위해 피켓 수십개를 만드는 작업에 여념이 없는 김길영 한인회장을 3월29일 시카고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다운타운에 있는 일본영사관 앞에서 시카고 동포들이 시위에 나서는데 한인회가 주최하는 행사여서 김회장이 신경쓸 일이 많은 시간이었다.

김회장은 2년전 26대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시카고문화센터 건립기금 모금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취임당시 5만달러였던 기금이 2년만에 열배인 50만달러로 늘어났다. 앞으로 내겠다는 약정액까지 더하면 자그마치 480만달러에 이른다. 여기에다가 현재의 한인회관을 매각해서 보태면 드디어 문화센터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김회장의 한인회가 문화센터에만 올인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사업들이 소홀해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이다.

김회장은 이에 대해 몽고의 사례를 들어 문화센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문화를 지켜내지 못하면 죽는다는 것을 몽고가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문화를 지키면 살고 문화를 잃으면 죽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문화를 지킬 때 문화가 확대될수 있죠. 예를 들어 미국인 며느리가 된장국을 끓일 줄 알면 그가 바로 ‘한국인’이 되는 거죠.”

김회장이 추진하는 문화센터 건립은 이같은 문화의 진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동포사회의 숙원사업이라는 데는 다들 동의한다며 가장 중요한 일을 하겠다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말한다. 더구나 기금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김회장은 설명한다.

전에는 어떻게 하면 안내고 넘어가나 하고 눈치를 보던 사람들이 지금은 돈을 안냈다가 욕을 먹지 않을까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기부자들의 이름을 문화센터 건물 벽돌에 새겨서 붙여줄 예정이다. 큰돈을 낸 사람은 동판에 새겨준다. 유승준이나 태진아씨도 동포들 대상으로 공연하고 1천달러씩 내고갔다.

문화센터의 건물 설계는 이미 마쳤고 앞으로 2년내에 착공할 예정이다. 공사기간은 1년정도를 잡고 있다. 설계는 오하이오 한인회장을 역임했던 서울공대출신 건축가 최용환씨가 맡았다. 이미 2003년도에 조감도가 나왔다. 한국적 이미지와 동양의 음양오행설 등을 적용한 컨셉이다.

 1천석 공연장과 실내체육관등 한인사회 여러 단체 기관 다 유치할수 있을 정도의 사무실 공간도 할애했다. 복도는 전시실로 사용할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회장은 동포들이 한국 떠나오면서 문화유산급의 가보들을 다수 가지고 나왔다고 말한다. 이것들을 문화센터에 모으면 박물관이 될 것이라면서 이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센터는 LA와 뉴욕에 정부가 세운 문화원을 제외하고는 미국에 민간문화원으로 꼽을 만한 것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민간문화회관이라고 꼽을만한 것은 토론토에 하나 있을 뿐이라고 김회장은 말한다.

그동안의 기금 모금 성과를 담보로 김회장은 지난해 한국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문화회관 건립 지원과 함께 KBS 열린음악회 유치를 위해 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냈다. 이중에는 미국의 40여개 지역 한인회장의 서명도 첨부했다. 김회장은 불과 몇사람의 서명을 받으려고 몇시간씩 차를 타고 가서 받아내기도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주무관서인 문화관광부에서는 “예산부족으로 지원할 수 없음”이라는 단 한줄의 회신을 보내왔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목청을 높인다. 아직도 그 서운함이 풀리지 않는 듯했다.

나아가서 한국정부의 동포정책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는다. 동포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정부에게도 인정해줄 점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일본동포들이 과거에 피죽도 못먹을 때 김일성이 엄청난 투자를 했었죠. 그런데 나중에 북한이 어려워자자 조총련이 보답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20~30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를 했는데 한국정부가 이걸 못배우면 김일성보다 못하다는 비판받을 것입니다.”

김길영회장은 시카고한인회장을 거쳐서 미주총련 회장까지 지낸 김길남씨의 동생이다. 경북 칠곡 출신으로 김회장은 3형제중 세번째. 셋이 모두 시카고에서 세탁업에 종사하며 집안을 일으켰다. 큰형인 김길남회장이 먼저 미국에 와서 자리를 잡고 동생들을 불러들였고 김길영회장은 1985년에 이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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