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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기사

세계로 주최 이광규 교수 강연회 열려

"한미FTA 시대 한국어 해야 경쟁력 있다" 
세계로 주최 이광규 교수 강연회 열려 

 2008년 03월 28일 (금)  세계로  
 
 

 


     

 


  ▲ 재외동포사회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중인 이광규 전 서울대교수  
 


"재외동포사회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이광규 교수(전 서울대 교수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강연이 대학로에서 열렸다. 새계로신문과 동북아평화연대가 공동주최한 이번 강연은 2006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임기를 마친뒤 미국에서 1년여동안 동포사회를 연구하고 돌아온 이교수의 연구성과를 듣기 위해 마련했다.

이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이민으로 만들어진 미국에 200개의 민족이 살고 있는데 이중에 이민온 날짜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민족은 한국인뿐이라고 말했다. 연방정부는 1월13일을 한국의 날로 지정했다. 이처럼 민족 의식이 강하지만 문제도 적지 않다며 그가 겪은 일들을 소개했다. 

이민사회에서 한국어 교육 왜 필요한가

“미국까지 와서 한국말 배워야 합니까?” 지난 1년 미국에 체류하면서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다녔던 이광규 교수를 가장 난처하게 한 말이다. 이민2세들이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도록 고등학교 과정에 한국어과목을 두자고 하면 정작 한국이민자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그들은 더 나아가 “선생님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민족주의를 하자는 것입니까” 이렇게 말했다. 이교수는 이런 분들 앞에서는 아무 말도 통하지 않더라고 개탄했다.

미국 전역의 각도시에 좋은 학군에 있는 고교에 가보면 한국학생들 빠지지 않고 다니고 있다. 초등학교에만 한국학생이 5만명이 유학중이고 대학생은 20만명에 이르니 중고교생은 또 얼마난 많은가. 그런데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려 하지 않으니 얼마나 큰 문제인가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가 서로 경쟁하면서 고등학교 제2외국어 과목에 진입하려고 하는데 이건 총없는 전쟁과 같다고 했다. 왜냐하면 한 언어가 먼저 지정되면 다른 언어가 들어가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돈을 뿌리면서까지 유지하도록 하고 있고 중국은 화교들이 학교에 찾아가서 중국어교육을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 강연이 끝난뒤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했다.  
 


SAT II에 한국어 진입 세종대왕이 크게 기뻐할 일

이교수는 뉴욕부근의 고등학교 학부모들을 모아서 여러 방법으로 설득을 했다. 비즈니스하는 데에 한국어를 배워서 유리하더라는 경험담을 소개하도록 사람들을 불러다 이야기하도록 하기도했다. 그는 또 한국어는 이미 국제어가 되어가고 있다면서 배우지 않으면 본인이 손해라고 말했다. 전세계 55개국 362개 대학에서 한국말을 배우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는 주로 60-70년대 미국에온 이민 1세대에게서 주로 나왔다. 이들중에는 부모는 한국어로 묻는데 자녀는 영어로 답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 이민온 분들은 한국어교육의 중요성을 금방 이해하더라면서 이민세대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체적인 상황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일종의 대학수능시험 SAT II에 한국어가 들어간 것은 세종대왕이 크게 기뻐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96년에 전체적으로 아홉 번째로 동양어중에는 일본어 중국어 다음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응시자가 2천명에 미달하면 시험이 없어진다. 지금은 3천명정도가 응시하는데 시험이 없어지지 않도록 한국계가 주로 응시한다. 앞으로 10년은 걸려야 미국인 응시자들이 2천명이 될 것같다.

두 개의 언어를 가장 완벽하게 배우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LA의 몇몇 학교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도를하고 있다. 하루는 교육내용을 영어로 또다른 하루는 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교육한다고 한다. 듀얼 랭귀지 에듀케이션이라고 하는 이같은 새로운 시도가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한미FTA 비준되면 한국어 능력자 주가 높아질 것

이번 강연의 주제는 “한국어의 위상 변화”라고 할만했다. 그는 강연중 시종 미국에서 한국어 할줄 아는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파했다. 한국어와 관련된 변화중에 이런 것도 있다.

미국에 한인출신 변호사가 몇 년사이에 6천명에서 1만명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한미 FTA가 비준되면 앞으로 한국어 하는 변호사와 한국어 못하는 변호사로 물갈리듯이 나뉘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어 하는 변호사는 한국관계 업무가 늘어날 것이고 몸값도 높아질 것이고 물만난 고기가 될 것이다.

문제는 교사자격증 있는 한국어 교사가 없어 큰 문제라고 했다.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인데 미국대학에 한국어교육학과가 없으므로 한국에서 국어교사출신들이 이쪽으로 진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2세 모임 KACF 모금운동 활발

이교수는 이민 2세들의 전문직 진출이 눈부시다고 말했다. 유난히 교육열이 높은 한국계 이민자들의 극성스런 교육열이 전문직 종사자들을 다수 배출했다. 직종별로 하면 의사 변호사등이 가장 많고 최근에는 금융계 언론계 진출도 활발하다.

뉴욕에서 사회적으로 기반을 닦은 2세들이 KACF라는 모임을 소개했다. LA의 KAC와 다른 모임이다. 이들은 한번 모이면 100여명이 모이는데 1년에 30-40만불을 모아 10여개 사회단체들에 나누어 준다. 모금 파티에는 뉴욕시장도 나왔으며 지난해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나왔다. 반총장이 왔을때는 6백만불을 모금했다.

이교수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재직시 가장 성공적인 사업으로 전세계한상섬유벨트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 4만명 아르헨티나 2만명의 동포가 거주하는데 이들중 90%가 옷장사등 의류업에 종사한다. 옷장사에 진입한 것은 남미 이민자들이 한국에서 평생입을 옷을 엄청 사가지고 갔는데 당장 호구를 위해 이 옷가지를 싸들고 가가호호 방문하며 장사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유태인과 중동사람이 하던 의류업계를 장악했다. 이들은 후에 LA 자바마켓까지 진출했다.

남미의 의류업같이 어느 나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업종을 ‘에트닉 비즈니스’라고 한다. 미국동포사회에서 최근 새로운 주력업종으로 뜨고 있는 “비유티 서플라이”와 “네일숍”도 그렇다. 비유티 서플라이는 흑인들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 업종 유지가 어렵다. 네일숍은 유태인이 하던 가게들을 인수했는데 지금은 뉴욕시내는 한국계가 장악했고 시외에는 월남여자들이 장악해 시장을 나누어 갖고 있다.

김제완 기자 toworld21@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