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와 이외수

주요기사 2017. 9. 6. 08:48 Posted by 세계로김
마광수는 어렸을 때에 몸이 약했다. 스스로 말하길 약골이었다. 그래서 부모가 오랫동안 한약을 먹였는데 이게 문제였다. 몸이 좋아지기는 했겠지만 동시에 사춘기 소년이 발정경험을 심하게 했던 것같다. 예민한 청소년기의 이런 경험이 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성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그것을 감추려는 도덕 윤리에 반발감이 생겼다. 이 경험은 그의 문학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나아가서 아름답고 기쁜 섹스가 아니라 변태적인 단계로 진입했다. 사회 관습과의 갈등이 더욱 심해졌다.

그는 강의중에 검찰 수사관에 의해 불려나가서 구속된 것에 대해 심한 모멸감을 갖고 있다. 그 장면의 수치심이 그의 인생을 파괴시킨 것이다. 그 당시 영장을 신청한 검사나 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아마도 모범생으로 살아와서 대학교수가 어떻게 이런 음탕한 글을 쓸 수 있느냐고 분개했을 법하다. 그렇더라도 도주의 위험이 없는 대학교수를 구속시킨 것은 상궤를 넘어섰다. 사법살인에 버금가는 사법폭력이다. 언젠가 사법부가 마광수에게 사과해야 한다.

비슷한 연배의 이외수 작가와 비교되는 점이 많다.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는 작가로서 청소년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자유롭고 비범한 점도 유사하다. 마광수나 이외수는 둘 다 미인 아내를 얻었지만 그 뒤의 행적은 엇갈린다. 마광수는 5년만에 이혼하고 난 뒤 재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다. 이외수는 자녀를 두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다. 마광수가 결혼하여 자녀가 있었다면 말년에 큰 힘이 됐을 텐데. 그처럼 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정작 자기 여자 하나 얻지 못했던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 시대의 자유주의자들은 그에게 적지 않은 빚을 졌다. 과거 유교 습속의 억압에서 이만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마광수와 같은 전투적 자유주의자의 덕이 크다.

ps.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요즘 성적을 못내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한 사건이 계기가 된 것같다. 골프 선수들은 식탁에서 접시나 포크나이프가 조금이라도 비뚤어져 있으면 반드시 똑바로 고쳐놓는다. 보통사람보다 백배는 더 예민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타이거 우즈가 바람을 피고 이혼당할 때, 백인 부인에게 골프채로 얼굴을 심하게 얻어맞아 피를 흘렸다고 한다. 나는 이 기사를 보면서 분개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위자료나 충분히 챙기면 될 것이지 예민하기 짝이 없는 골프선수에게 그런 폭력을 가하는 것은 남자가 바람을 핀 것보다 더 나쁘지 않은가. 그뒤로 타이거 우즈의 시대가 저물어 버렸다.

시인이자 화가이며 소심하기도 한 마광수를 검찰 수사관이 대학강단에서 끌어내 구속시킨 사건은 타이거 우즈의 경우와 같다. 그의 영혼을 파괴시키기 충분했다. 사법살인에 버금가는 사법폭력이라고 할까. 언젠가 사법부가 마광수에게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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