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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기사

[재외동포언론발전지원법 왜 필요한가 3] 동포신문의 발전 단계와 시장경쟁

 
 

 2007년 02월 06일 (화)  김제완  11 
 
 

3. 동포신문의 발전 단계와 시장경쟁

동포사회가 자리잡고 있는 곳에는 늘 동포신문이 있다. 바늘과 실의 관계와 비교할 만하다. 언어공동체 단위로 모여있는 이민사회에서 동포신문은 한인회와 함께 동포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동포신문은 한인사회의 인구 즉 시장의 크기와 비례하여 발전한다. 한인인구 1천명, 3천명, 3만명은 신문시장에서 의미있는 숫자이며 신문의 형태가 달라지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유학생들은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 허수이므로 이 숫자구분은 주로 이민자들이 중심이 된다.


동포신문의 맹아는 인구 1천명인 지역에서 나타난다. 벨기에 브뤼셀, 스위스 제네바와 같이 한인 1천명 안팍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신문이 자리잡을 수가 없다. 이런 곳에서는 한인회에서 발행하는 소식지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이 소식지가 최초의 신문이라고 할수 있다. 최근에는 한인 수백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에서도 한인회 간판이 걸리고 이 한인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까페가 동포신문의 역할을 하는 것을 볼수 있다.


인구 3천명은 신문이 출현할 최소한의 조건이다. 몇해전 약 3천명의 동포가 거주하는 몬트리올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곳 한인사회에는 여행사 두개, 한국식당 다섯개 그리고 미장원과 이삿짐센터도 하나씩 눈에 띄였다. 이들 업소들은 광고의 필요성 때문에 광고전단지(찌라시)를 만들어 영사관이나 은행등 한국인이 자주 찾는 곳에 배포한다.


과거에 신문이 나타나기 전에는 동포들에게 각종 공지사항을 알려야 하는 영사관에서 영사회보를 만들어 창구에 비치해 놓았었다. 전단지와 영사회보는 광고와 기사를 공급해주어 신문이 자리잡을 토양을 제공해준다.


초기의 동포신문은 A4지 10여쪽을 묶어낸 조악한 형태이지만 상업적인 발행목적이 개입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두세개가 생기면 서로 경쟁하면서 최근에 기능이 발달된 편집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점차 신문의 모양을 갖춰나간다. 이때는 여행사 호텔등 자체 광고수요가 많은 업체에서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동포사회의 인구 3만명은 매우 중요한 숫자이다. 이 숫자는 경제 사회적으로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공동체를 이루는 최소단위이다. 동포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수요와 공급을 주고받게 되므로 한인이 경영하는 산부인과부터 장의사까지 들어서기 시작한다. 이때는 신문시장에도 일간지까지 나타나고 누군가 라디오방송을 준비한다. 밴쿠버와 오클랜드가 이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이처럼 동포신문이 광고지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행인이 언론인이라기 보다 사업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같은 태생조건 때문에 신문이 규모있는 주간지로 발전해도 언론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국일보와 중앙일보등 일간지가 먼저 자리잡은 미국 캐나다의 대도시 경우는 이와 같은 틀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동포언론은 치열한 시장경쟁 시스템속에 놓여있다. 그 이유는 동포들 대부분이 시장 진출입이 자유로운 자유시장경제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선진국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시장을 둘러싸고 신문사들이 제로섬 게임의 조건에 놓여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단위지역의 광고시장이라는 파이는 일정하므로 한 신문이 더 가져가면 다른신문의 몫이 줄어든다. 이같은 모순관계는 구조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고 동포신문 동업자들간에 유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조건에서 평균 3년마다 발행인이 바뀌는 3년주기설이 나타난다. 3년주기설은 주로 미주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례를 근거로 한 것이다.


많은 경우 신문사 발행인이라는 영향력을 기대해서 신문업에 뛰어들지만 1년이 지나면서 이 업종의 특성을 알게된다. 수지를 맞추기 어렵고 노동집약적인 성격으로 인한 인사관리의 어려움에 봉착한다. 결국 2년이 지나면서 매수자를 찾게 되고 3년이 되면 발행인이 바뀐다.


신문시장의 경쟁이 특별히 심한 지역으로 미국 애틀랜타와 호주를 꼽을 수 있다. 애틀랜타의 경우 지난 2004년 한해동안 16개 신문중에 무려 6개가 문을 닫는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문을 닫기 직전 한계상태에 놓인 신문들이 광고를 저가로 덤핑하므로 광고시장이 왜곡되는 부작용도 지적된다.

호주는 7만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일보와 중앙일보가 진출하지 못해 일간지가 하나밖에 없고 15개가 모두 주간지이다. 주간지들 중에는 투자이민자들이 의무사업 연한을 채우기 위해서 발행되는 경우도 있어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이같은 경쟁은 동포신문업계의 불안정을 낳고 동포사회의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