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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기사

[재외동포언론발전지원법 왜 필요한가1] 시작하며

[재외동포언론발전지원법 왜 필요한가1] 시작하며 
 

 2006년 05월 25일 (목)  김제완  oniva@freechal.com 
 
 

주) 지난 2006년 5월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5회 재외동포기자대회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현재 국회 관련 의원을 통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필자 : 김제완 (전 재외동포신문 편집국장)

 

1. 시작하며

경제가 세계화되면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주가지수의 변동이 실시간으로 한국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한국경제는 세계경제 시스템에 편입돼 있으나 한국인들은 같은 경제규모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제감각에 뒤진 편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우리의 자원이 전세계 170개국에 민들레 홀씨처럼 퍼저나가 있는 재외동포들이다. 이들은 상시적으로 국제환경 속에서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어 거주하고 있는 그 나라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한국은 지난 10년동안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라대에 제자리걸음하며 머물러 있다. 앞으로 2만달러시대로의 진입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국제환경속에 있는 재외동포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도 그동안 한국정부의 재외동포에 대한 입장은 무관심 무대응 무정책으로 표현되는 3무정책이었다. 다행히 17대 국회 들어서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해동안 국정감사장에는 외교부의 동포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책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게 된다. 지난해 한 의원은 다음 세대는 해외동포 덕분에 먹고살게 될 텐데 이렇게 관심이 없는가라며 호통을 쳤다.


이같은 인식의 전환 덕분에 내년에는 유신선포와 함께 중단됐던 재외국민 참정권이 회복될 전망이다. 현재 300만 재외국민중 유학생 상사주재원등 단기체류자 100만명에게 주자는 여당안과 영주권자 200만명을 포함한 300만명 모두에게 주자는 야당안이 맞서있다. 그러므로 내년 대선에는 최소한 100만명에게 투표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같이 국내 동포들이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전환을 이루는 과정에 있어서 재외동포언론들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동포사회의 문제를 담아내고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재외동포언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할 때가 되었다.


재외동포언론은 세계각국에 거주하는 한민족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형상화해 지면에 각인하거나 방송에 담아내며 동포사회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향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세계한민족공동체 네크워크를 위한 구심점이 되는 민족 정체성을 지키고 다국 문화권 속에서 우리문화와 언어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서구에서는 언어전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종교문화권 단위의 대립과 갈등을 보였다면 이제는 언어공동체 단위로 구별되고 대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세대가 지나면 전세계적으로 살아남을 언어는 영어와 중국어뿐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어의 높은 실용성으로 인해 각국의 다양한 언어들은 사투리로 전락하리라는 전망이다. 500여개의 동포언론은 불가피하게 언어전쟁의 최전선에 서있다.


외국에서 언어는 도구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이기도 하다. 재외동포와같이 외국어와 끊임없는 충돌의 현장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어 문제는 관념적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외국생활의 성패를 가름하는 실제적인 문제이다.


우리의 사고는 언어에 의해 수행되므로 언어의 혼돈으로 인한 정체성 상실은 많은 동포들을 정신적인 불균형을 넘어 정신질환에까지 이르게한다.


그러므로 해외에서 올바른 우리말 문법 형식을 갖춘 동포언론매체의 존재는 재외동포들의 정신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국내에서 운위되는 언론의 중요성의 차원을 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속의 동포언론들은 창간 휴간 정간 폐간등 곡절을 겪으며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기자들은 생존이 가능한 최소한의 조건도 갖춰지지 않아 이직율이 높으며 많은 신문들은 기사를 작성하지 않고 광고지에 머물러있다. 동포신문의 불안정은 곧 동포사회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단지 신문의 문제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