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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기사

[재외동포언론토론]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가 바로 서려면


 
 작성자 : 김제완  2008-10-06 16:23:18   조회: 1011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가 10월9일 총회를 열고 새 회장을 선출합니다. 이를 계기로 세계로신문 사이트에 <재외동포언론 네트워크 무엇인 문제인가>라는 집중토론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사이트 초기화면의 우상단에 위치한 배너를 클릭하면 들어갈수 있습니다. 토론 게시판에 여러분들의 생각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래글은 이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편집자


 전세계 동포 기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최근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에서 개명)에는 늘 별별 일이 많다. 그중에 으뜸은 미주한국일보 미주중앙일보등 일간지 기자들이 회원으로 가입을 하지 못하도록 벽을 세워놓은 사실이다. 6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8 세계한인언론인워크숖 개회식에 참석한 50여명의 동포기자들중에는 미주일간지 기자들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다수의 참석회원들조차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미주중앙일보 미주한국일보 기자들 배제 이유 납득안돼>

이 두 신문은 60년대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동포사회의 대표적인 신문들이 아닌가. 미국 캐나다의 10여개 도시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LA와 뉴욕지사 편집국에만 기자 숫자가 50명이 넘는다. 이들이 매일 생산하는 기사의 량은 전체 동포언론 기사의 절반을 훨씬 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연합회측의 설명을 들어보았다. 연합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중에 회원들이 생산한 기사를 연합뉴스에 판매하는 사업이 있는데 미주 일간지 기자들은 이 사업에 참여할수 없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규모있는 언론사 소속 기자들인 그들은 당연히 자신이 작성한 기사를 개인적으로 누구에게 판매할수 없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동포신문들은 주로 소규모의 주간지들인데 이들과 입장이 다르다. 그런데 이런 입장과 회원자격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이런 말이 떠오른다. 중국속담에 "신발에 발을 맞추기 위해 발을 자른다"는 말이 있다. 우리말에는 "옷에 몸을 맞춘다"는 말도 있다. 하찮은 것을 중시하고 중요한 것을 경시하는 어리석음을 표현하는 말이다.

 <배제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런 이상한 일에는 늘 그렇듯이 진짜 이유가 따로 있게 마련이다.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근 며칠간 전화를 돌려봤다. 미국의 동포신문 기자인 A씨는 그 근원을 미주일간지에 맞서기 위해 만든 미주신문인협회에서 찾는다. 정회장이 창립멤버인 미주신문인협회가 연합회를 장악해서 미국내에서의 일간지와 주간지의 대립구도가 월드와이드로 확대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말인지는 앞으로 밝혀질 것으로 본다. 아시아지역 동포신문 기자인 B씨는 이런 복잡한 분석보다 명료하고 분명한 이유를 들었다. 현재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집행부 독단 구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말 잘하고 비판 잘하는 회원들을 막아야하기 때문이란다. 미주의 또다른 동포기자 C씨는 정채환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 연합회가 미주일간지 기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므로 새로운 회장이 해결할 문제라는 의견도 제시한다.

며칠후인 10월9일 공주에서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 총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고 하니 이 기회에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 창립을 주도했던 사람으로서 마땅히 한 말씀을 드린다. 협의회 산파역할을 하고 첫해 1년동안 이끌었던 사람을 회원이 아니라고 하니 기가 막히지만, 어쨋든 총회에 참석을 할수 없기에 여기에서라도 의견을 드리는 것이다. 이글을 읽는 여러 동포들과 동포언론인들께서도 이런 사정을 살펴보아주시기 바란다.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 창립의 모태가 되어주었던 것은 2002년 11월에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1차 재외동포기자대회였다. 이 대회에 참석한 카자흐스탄의 고려일보 김성조 편집국장은 재외동포언론인에게 정신적 지표가 되는 말씀을 남겨 주었다. 청와대를 방문해 당시 김대중대통령과 함께 있던 자리에서 행한 발언이다. 그는 러시아 격언에 "한줄의 진실을 얻기 위해서 사흘 밤낮을 걸었다"는 말이 있다면서 기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했다. 열줄의 진실을 불과 3분만에 얻을 수 있는 인터넷정보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의 말은 역설적인 교훈을 주었다. 이 말은 그직후 창립한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에 헌법과 같은 말이 되었다.

 <동포언론인단체 맞나 주요현안에 성명서 한장 발표안해>

그러나 지금까지 이 단체를 이끌어온 사람들은 이 헌법정신을 유린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재외동포언론인들은 동포사회를 이끌어가는 향도로서 한인회와 함께 수레의 두바퀴중 하나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선일사건과 같이 재외동포문제가 국내에서 떠들썩했을 때, 지난해 재외국민 참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들끓었을 때, 올해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식언으로 재외동포위원회 신설이 무산됐을 때도 이들은 동포언론인들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 한 장 내지 않았다.

문제점과 해결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재외동포언론인중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주동포 일간지 기자들을 마땅히 포용해야 한다. 이들이 연합회를 우습게 보고 함께 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들린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단체를 이끌었던 사람들의 자업자득이지 그들의 책임이 아니다. 먼저 문을 열고 설득해서 들어오도록 해야한다.

들리는 말로는 이번에는 회장을 서로 맡지 않으려 한다고 한다. 연합회 활동을 오랫동안 지켜본 동포기자 C씨는 미주한국일보나 미주중앙일보의 편집국장이 회장을 맡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주 일간지가 갖고 있는 현실적인 영향력만큼 연합회에 반영돼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는 회원도 아닌 그들중에 회장을 뽑을 수가 없게 됐다. 그러나 형식이 그리 중요한가. 회장 자리를 비워놓고서라도 미주일간지 편집국장들중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찾아서 삼고초려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일간지 기자는 회원에서 제외 부도덕 인사는 자문위원에 포함>

그러나 이같은 말은 잠꼬대에 불과하고 현실은 절망적이다. 정채환 회장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20여명의 자문위원들을 선임했다. 그런데 자문위원 명단을 보니 최근 비도덕적인 일탈행위로 물의를 일으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인사의 이름이 버젓이 올라있다. 도대체 정회장은 그런 인물에게 어떤 자문을 구하겠다는 것일까.

정채환회장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4년에 걸친 두 차례의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위의 문제들을 온전히 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가 처해있었던 현실적인 여러 한계들을 고려해주지 않는다면 비난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조직의 수장으로서 지난 4년간 활동의 공와 과를 그가 안고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들은 정회장의 그동안의 판단들과 정회장이 취한 일들을 동네북처럼 두둘기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찾아나갈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공조직을 이끌어가는 모든 지도자들의 숙명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란다. 그동안의 공은 언급하지않고 문제들만을 드러내다보니 정회장에게 무례하게 들릴 만한 말들이 있었으나 결코 개인적인 감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붙인다.

아무쪼록 정회장께서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강단있는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세계한인언론인연합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계속해주기를 바란다.

김제완 세계로신문 기자 toworld21@korea.com
2008-10-06 16: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