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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도버해협을 건너다”

“서울에서 도버해협을 건너다”

영불 한인회장 좌담회- 유럽통합시대에 한인사회 교류 필요
 
승인 2005.09.30  00:00:00
 

 

유럽통합 대에 유럽의 두 중심국가인 영국과 프랑스의 한인회장을  한자리에 모으면 어떤 말이 나올까. 본지는 ‘영국 프랑스 한인회장, 서울에서 도버해협을 건너다’라는 주제로 좌담을 마련했다. 지난 7월 2005 한인회장대회가 끝난 직후인 7월 15일 본사 회의실에서 이뤄진 좌담이지만 뒤늦게 소개한다.

영국의 신우승회장과 프랑스의 김성문회장은 각각 60세와 59세의 동년배이며 대담중에 공교롭게도 똑같은 28 회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학박사 출신의 신회장은 현재 런던과 지방에 두개의 호텔과 경영컨설팅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회장은 대한항공 관리직원 출신으로 파리에 정착해 트리콘티넨탈이라는 화물회사를 경영하다 최근 일선에서 물러났다. 사회는 본지 김제완 국장이 맡았다. <편집자주>

 
김제완국장=먼저 이번에 참가한 한인회장 대회를 평가해 달라. 이번 대회에서 공동의장으로 활동한 신 회장님께서 먼저.

신우승회장=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공동의장을 맡아서 대회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재외동포재단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한 것 같고, 행사에 외교부 통일부등 장관들 다수가 참석한 것도 성의있게 보였다. 하지만 늘 같은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 대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모아 정부에 전달해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도록해야한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서도 동포재단과 한인회가 가시적인 네트워킹이 이뤄져야한다.

김성문회장=처음 참석한 행사였는데 아주 인상적이었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다. 다만 아프리카등 작은 나라들의 회장들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신회장=아프리카의 경우 재정적인 이유로 행사에 참석하기가 어렵다. 자비로 비행기표를 구입해 오기 때문에 초청을 해도 못 오는 나라가 생긴다. 유럽만 해도 작은 나라들은 사정이 다르지 않다.   

김국장=내년이 프랑스와 한국간 수교 120주년이다.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어떤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회장=한불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주불 한국대사관도 관심이 많다. 현재 한인회, 외교부, 문광부 등이 행사기획을 하고 있다. 동포재단, 국제교류재단등의 지원도 필요하다. 내년 행사에 앞서 올해 추석 행사를 기획 중인데, 1주일 정도 빠리시내 트로카데로 광장에 간이 무대를 마련해 우리 전통음악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프랑스대사관에서도 축하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국장=유럽 다른 나라에 비해 프랑스 한인사회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는 말이 있는데. 

김회장=프랑스에는 1만 5천 명 정도의 동포들이 살고 있다. 이중에 유학생이 대다수여서 동포사회의 경제력은 독일이나 영국에 비해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60년대부터 한인회 활동이 활발해 현재 28대에까지 내려왔다. 

신회장=영국한인회는 1948년 3월 1일 만들어졌다. 나 역시 같은 28대 회장이다. 아주 반갑다.

김회장=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든지 하는 특이한 여건 때문에 이방인들의 경제활동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때문에 더 단합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신임회장으로서 리옹, 뚤르즈, 스트라스부르 등 6개의 지방한인회를 통합해 명실상부한 한인회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김국장=영국에서는 최근 인구급증에 따른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하자 한인회내에 ‘정화위원회’를 뒀는데 성과는 어떤가.

신회장=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한인사회의 자체적 노력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과 한국간에는 범죄인 인도협정이 체결됐는데, 유럽은 아직 체결이 안됐기때문에 이를 이용해 한국의 범죄자들이 유럽으로 나오고 있다. 이태식 대사 재임때부터 범죄인 인도협정을 추진해왔다.

김국장=이번 대회에서도 이슈가 됐던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

신회장=유학생 주재원등 단기체류 해외한인들에게만 참정권을 부여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는 추세는 문제가 많다. 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여권을 지키고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영주권자도 해외 참정권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번 한인회장 대회 참가자들의 대다수 생각도 그렇다. 한인회장 대회 결의문에도 이같은 내용을 넣었다.  헌법에 규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당연히 회복시켜 달라는 것이다.

김국장=일본인들도 93년부터 전세계 네트워크를 만들어 위헌소송을 하는등 참정권 찾기운동을 벌여왔다.

김회장=우리가 계속 푸시를 해서 참정권을 획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외국국적을 이미 취득한 사람은 해당이 안 되지만, 한국국적 가진 사람은 당연히  참정권을 줘야한다.

김국장=유럽통합시대에 한인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신회장=유럽통합시대를 맞아 좀더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통해 교류를 활성화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역할을 담당할 대부분 나라들의 한인회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내년 한불수교120주년 행사같은 기회에 여러나라들이 적극 참여해서 함께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김회장=유럽한인체육대회도 좋은 기회라고 본다. 이런 대회를 통해 유럽 한인사회간 교류를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회장과 도버해협을 건너 자주 만나야 할 것같다. 먼저 영국과 프랑스가 모범을 보이자.

사진=김진석기자 photo@ytongs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