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기사

한국의 프랑스인- 현황과 생활상


한국의 프랑스인- 현황과 생활상

유럽인 중 가장 많아 '생활의 질' 높아 만족

김제완  |  oniva@freechal.com

 
승인 2005.04.02  00:00:00

재외프랑스인협회(ADFE) 한국지부의 회원인 한국거주 프랑스인은 1천500명에 이른다. 서울거주 외국인중에는 미국 중국 일본인 다음으로 네번째이며 유럽인중에는 가장 많다. 그중에 1천여명이 상사원으로 대종을 이루고 있으며 국내 대학과 학원의 교수 강사들이 100명 정도, 나머지는 공관원등이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20여명에 불과하다.

전세계에 나가 있는 프랑스인은 100만명정도이며 과거식민지였던 알제리 모로코등 아프리카에 가장 많고 유럽 다른 나라들과 인도 캐나다 미국등에 나가 있다.

한국거주 프랑스인들은 소득수준이 높으면서도 연대의식이 강한 편이라고 조아노 회장은 말한다. 평소에 해왔던 이웃돕기 수준을 넘어 이번에 탈북자 돕기운동에까지 나아간 것은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프랑스인 타운으로 알려진 서초구 방배동의 서래마을에 대부분이 거주하며 성북동 한남동에도 일부가 거주한다. 일부는 직장 때문에 지방에도 거주하고 있다.

프랑스인사회를 보니 1천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는 화란 동포사회가 연상된다. 화란은 물류거점으로 중계무역이 성한 곳이어서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 그래서 동포사회의 대다수가 상사원 출신이다. 대부분이 무역에 종사하고 소득도 높다. 그렇다보니 단합도 잘되는 곳이다.

98년 프랑스기업의 한국러시 이후 거주인 숫자가 급증한 것 아닌가고 물었다. 조아노 회장은 자신이 도착했던 94년에 이미 1천명에 이르렀으며 지금은 불과 500명이 늘어났을 뿐이라고 말한다.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고 점차적으로 증가해왔다는 것이다.

92년 TGV계약 체결로 알스톰사 기술자들이 다수 들어왔으며 이를 계기로 유수의 대기업들이 따라왔다. 그래서 TGV가 프랑스기업의 한국진출의 기관차역할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IMF당시 많은 프랑스기업이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잘 알려진 기업으로는 까르푸와 르노삼성 로레알 등이 있다. 이외에 국내기업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들어온 기업도 적지 않다. 동부보험이 악사그룹에 의해 인수됐고 자동차유리로 유명한 한글라스도 사실상 셍제르가 과반의 지분을 인수해 사실상 프랑스기업이다.

프랑스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역시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이 큰 계기가 됐다. 이외에 한국영화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주아노씨는 말한다. 이외에도 90년대이후 한국사회가 배낭여행등으로 많이 개방된 것도 영향을 주었다.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김대중정부 당시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를 위해서 외국인에 대한 여러 가지 법적인 제약을 완화한 것이다.

이때부터 한국의 외국인 거주여건이 좋아졌다, 특히 불만의 대상이었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도 친절해졌으며 영어도 잘하는 점을 꼽는다.

한국거주 프랑스인들의 생활만족도는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월급의 상당액을 세금으로 빼앗기는 프랑스내 국민들에 비해서 한국거주 프랑스인들은 고소득을 즐기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은 회사와 서울근무기간 연장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국민이 프랑스인들에게 친절한 편이고 문화 행사도 많아 생활의 질이 동남아등에 비해서 높다는 것이다. 동남아는 날씨가 좋고 물가도 싸지만 문화가 없고 사람들과의 만남의 기회가 적다고 한다.

방배동에 위치한 서울 프랑스학교 Ecole francaise de Seoul는 유치원과정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300명이 재학중이다. 국내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거의 없으며 고등학교 졸업자는 프랑스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깔로레아를 중국 북경에 가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서울프랑스학교에는 적은 수이지만 한국학생들도 있다. 프랑스에 5년이상 거주해야 입학이 가능하다.

재외프랑스협회 ADFE 한국지회의 활동중에 흥미있는 연간행사로 목적지 찾아가기 대회 RALLYE 행사가 있다. 이 대회에는 가족단위로 참가할 수 있는데 방배동 서래마을에서 자동차로 출발하면서 1차 목적지가 적힌 티켓을 받는다. 목적지에 이르면 보물찾기하듯이 2차목적지 티켓을 찾아서 거기에 적한 목적지를 찾아간다. 보통 방배동에서 낙성대 송파백제토성 등 5-6개 코스를 거친다. 목적지인 남한산성까지 어느팀이 먼저 도착하는가 하는 게임이다. 참가비는 모두 어려운 이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이외에도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장터를 개설하거나 설날때도 서초구 관내에 혼자사는 한국노인들을 돕기위한 모금을 한다.

조아노 회장은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한다. 정치적 입장 떠나서 사람들이 연대감 갖고 서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도움의 대상은 프랑스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이번에 세터민 돕기 전시회를 기획한 것도 이런 연대의식이 배경이 돼 있다. 이번 전시회 이름을 “남남북녀”라고 붙엿는데 남자 여자 차이 떠나서 사람과 마음 만남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