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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참정권 기사

참정권문제 단장께서 나서 주십시오

참정권문제 단장께서 나서 주십시오 
 
 2004년 03월 08일 (월)  오니바  11 
 
 
재일동포 60만 국적 있으나 참정권 없어
한국 참정권 먼저 일본지방참정권은 뒤에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던 동포 관련 행사장에서 김재숙 단장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과묵하고 중후한 모습과 달리 마음속에 동포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희 신문을 동경에서 잘 받아보고 있다고 하신 말씀도 기억납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을 겸 편지를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재일동포들은 4세대에까지 내려오는 동안 일본사회에서 갖은 차별에도 한국국적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김덕룡의원이 재일동포 ‘60만’이 얼빠진 숫자라고 질타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셨겠지요. 실제로는 1백만이 넘는데 공식통계는 60만이니 문제라는 것입니다. 일본국적을 취득하면 아예 동포 숫자에서 제외해버리는 관행때문입니다. 그 정도로 한국국적을 갖는 일을 정체성의 문제와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재일동포들에게 국민의 첫번째 권리인 투표권이 없습니다. 저는 최근 일본 사정에 정통한 재일동포 한분을 만나 민단이 왜 참정권에 관심을 갖지 않는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민단이 참정권에 대해 반대하는 어떤 입장이나 명분, 논리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저 한국정부에 거스르면 안된다는 강한 무의식이 그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의아함때문에 벌린 입이 닫혀지질 않더군요. 김재숙단장님, 이외에도 두가지 의문이 더 있습니다.

재일동포들은 여러해 전부터 일본정부에 지방참정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사람들은 당신들 나라의 투표권도 받지 못하면서 왜 남의 나라 것을 달라고 하느냐고 비아냥거린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지난해 8월 선관위에서 내놓은 해외부재자투표법안은 80만 단기체류자에게만 부여키로 했습니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주위의 주재원 유학생들은 선거 때마다 누구를 찍을까 고민하고 대사관에 선거절차를 알아볼 때 3~4대에 걸쳐 한국국적을 지켜온 분들은 남의 일인양 구경만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때 갖게 될 이중의 차별과 모욕감을 짐작해보셨습니까.

단장님은 일본뿐아니라 7백만 동포사회 지도자중 한 분입니다. 저는 단장님께서 관심을 갖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신다면 의외로 쉽게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작스러운 공개편지라 실례가 되지않을까 걱정됩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김제완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