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한 교포들 대박났네
국내 투자한 교포들 대박났네
올들어 환차익 급증, 주식·부동산 올라 20~40% 평가익
2009년 05월 07일 (목)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05/07 07:54 | 조회 37065
"최근 3~4개월 만에 30~40% 수익률을 기록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보수적으로 자금을 굴렸던 이들도 최소 20% 수익률은 확보했습니다. 시장이 어려워 고생이 많았는데, 해외교포 덕분에 저희도 살맛이 좀 나네요."
해외 교포 자금을 관리하는 시중은행 PB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연말과 올해 초 해외 투자설명회를 통해 유치한 자금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에 힘입어 상당한 수익률을 보인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연말에서 올 초 국내로 들어왔던 해외교포 자금의 투자수익률은 최소 2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환차익이다. 지난해 11월 부터 올 3월까지 1500원대를 오갔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77원(종가)으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당 1500원에 자금을 국내로 보내 예금에 가입했다면 수익률은 이자와 함께 20% 가량에 이른다.
보다 '공격적인'이들은 부동산에 투자한 경우다. 외환은행은 올 2월 중순 미국 뉴욕과 뉴저지에서 교포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GS건설과 함께 한 행사로, 서울 반포자이 미분양 아파트에 1500만달러 이상의 가계약을 체결했다.
반포자이 84㎡ 형은 분양가 (7억7000만~7억8000만원) 대비 프리미엄이 6000만원 가량 붙었다는 전언이다. 미분양이 해소되고, 급매물이 팔려나간 뒤 가격반등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해외교포 자금이 들어온 시기와 맞물리고, 환차익을 고려한다면 1억2000만원 가량 추가수익이 붙는다.
안명수 우리은행 PB 부동산 팀장은 "해외교포들의 환전시점은 원/달러 환율 1400원대 후반에 집중됐다"며 "고점에서 환전한 경우는 많지 않았으나, 이들이 투자한 부동산 가격이 10~15% 상승했다는 점에서 투자수익률은 평균 30%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경우는 달러를 원화로 바꿔 펀드 등에 가입한 교포들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연말 1124.47포인트에서 이날 1393.45포인트로 24% 가량 급등했다. 환차익을 감안하면 4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제각각이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해외교포들이 주로 가입했던 우량주 펀드의 경우 시장평균을 상회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효과를 감안하면 3~4개월만에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며 "극히 일부는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해 100% 이상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해외교포들이 단기간 높은 수익을 올렸으나 최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의 투자 자금 대부분이 곧바로 현금화하기 쉽지 않은 부동산에 집중됐다는 점에서다. 부동산 경기가 반짝 반등 후 다시 하락하거나, 거래가 침체되면 수익을 확정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교포들이 대체로 단기 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해 현재의 수익률을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기본 투자수익률은 확보했으나, 보다 중요한 건 국내외 경제의 회복속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