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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털과 양털 차이는?' 황당한 공관장 영어시험

세계로김 2015. 11. 19. 10:56

'토끼털과 양털 차이는?' 황당한 공관장 영어시험 
김재수 LA 총영사 '업무와 무관한 질문' 청와대 '외부 인사 배척하려는 이기주의'
 

 2008년 05월 12일 (월)  미주중앙  
 
 


"도대체 토끼 털과 양 털의 차이점이 외교관 업무와 무슨 상관인가."

김재수 신임 LA총영사가 최근 한국서 공관장들의 영어시험인 일명 '대사 고시'를 치른 뒤 한 말이다.

외교부는 2003년부터 처음 공관장에 임명되는 사람은 이 시험을 치러 통과하는 것을 자격 기준으로 삼고 있다.

미국서 20년 이상 생활한 김 총영사는 이 시험이 실제 공관장 업무 수행과는 무관한 다소 '황당한' 것이었다고 11일 전했다.

김 총영사는 이 같은 '털'의 차이점 문제에 대해서 "인간에게 앨러지를 주는 정도 아니냐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문제는 '(물리학의) 끈 이론과 상대성이론에 대한 지문을 읽고 영어로 설명하라' 였다.

김 총영사는 "상대성이론은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끈 이론'은 느닷없다"며 "시험이라는 것이 예상 분야가 있고 기출 문제가 있을 법한데 이건(일부 문제) 객관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총영사 주변 인물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외교부가 외부 인사를 배척하기 위해 장벽을 만들었다'. 외교부가 낸 영어 시험문제를 모두 가져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측은 "영어시험은 전적으로 서울대에 위탁해 하는 것이라 외교부가 개입할 수 없고 모든 외교관이 똑같은 시험을 치른다"고 해명했지만 청와대측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유명환 외교부 장관까지 나서서 해명을 했다"고 여권의 한 인사는 전했다.

조선일보도 11일 인터넷에 게재한 관련 기사에서 김 신임총영사의 '고발'로 외교부와 청와대간 미묘한 갈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공관장 인사 발표 때 일부 특임공관장의 '미국 시민권.영주권 문제' 등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정보가 곧바로 언론을 통해 나온 것을 보고 "외교부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흘린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겼다고 한다.

"대통령은 총영사직에 동포 출신을 임명해 영사 업무에 새 바람을 일으키려 했는데 외교부가 구태의연한 부처 이기주의로 맞섰다"는 것이다.

정구현 기자


신문발행일 :2008. 0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