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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정치권과 동포사회를 향한 격서(檄書)

세계로김 2015. 11. 17. 10:41

모국정치권과 동포사회를 향한 격서(檄書) 
[김원동칼럼]기민(棄民)취급하는 모국정부와 동포들의 자업자득
 
 2008년 04월 01일 (화)  김원동  
 
 
한국 총선에 본인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서거나 진정 재외동포사회를 위했거나 간에 몇몇 재미 동포들의 이름이 거명되다 말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비례대표를 요구하며 그들 스스로가 아무리 “700만 재외동포사회를 위해서”라며 떠들어 봤자 달밤에 체조다. 그들에게 재외동포사회를 대변할만한 대표성이 부여된 적도 없을뿐더러 부여할 기관도 없다, 재외동포 대표로써 검증된 과정이나 절차도 있을리 또한 만무다. LA한인사회에서의 전력(前歷)이나 지명도가 전 재외동포사회를 대표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또한 이번 오리알 파동이 주는 교훈 중에 하나다.

아무튼 모국 정치권이나 언론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 겨우 현지 동포언론의 구석 지면을 조금 잠식하더니 그마저 공천발표와 함께 꼬리를 감추었다. 심지어 아직도 미국을 천국으로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하늘의 별따기 같은 미국시민권도 미련 없이 버린 채 여의도를 향한 꿈을 안고 태평양을 넘나들던 사람도 있었다. 모두가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들이자. 관객도 박수도 없었던 그들에게는 예고된 단막극의 불행한 주인공들이었을 뿐이다. 이명박 정권의 본질을 모르고 덤볐으니 흥행의 실패도 당연한 귀결이다.

동포법 들먹이다 말고 끝낸 조루증 정부

이명박정권은 그 어느 정권 때 보다 재외동포 사회를 무시하는 정권이다. 무슨 망령에서인지 인수위라는 요사한 기구에서 재외동포 위원회 설치 운운하며 법을 만들었다가 뺐다가 하던 장난질 끝에 심한 조루증(早漏症) 증세로 흐지부지 끝내고 말았다. 역대정권 중 재외동포사회를 가장 무시하고 배척할 정권이 바로 이명박정권이다. 그들의 눈으로는 배고파 이민길에 올랐던 우리들을 외화도피범쯤으로 보는데서 이민이 아닌 기민(棄民)으로 보기에 “재외동포는 법으로 보호 한다”는 헌법 정신도 아랑곳없다.

지난 2002년 대선 때의 일이다. 필자는 한나라당에 의해 재외동포라는 직능대표자격으로 대선기획단 자문위원에 위촉되었다. 필자를 비롯해 LA의 김 모변호사, 그리고 다른 초면의 세사람이 함께 서청원 당대표실에서 위촉장을 받았다. 순수한 한나라당의 동포 배려 차원에서였다. 왜냐하면 위촉장을 받은 사람 그 누구도 그런 것을 받기위해 스스로 움직인 사람도 없었다. 그날의 느낌은 이 정도나마 동포사회를 의식한 수준의 배려라면 이회창씨가 집권하면 재외동포사회를 위한 좋은 정책들을 펴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새삼스레 거론할 아무런 가지도 없는 일이지만 구태여 그런 일화를 쓰는 것은 같은 한나라당이면서도 재외동포를 배려하는 엄청 다른 모습에서 기억해 볼만한 일이라 생각되기에 해본 말이다. 이회창이 우리를 이민(移民)으로 봤다면 이명박은 우리를 기민(棄民)으로 본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情報)만 먼저 알았더라도 금벳지를 향한 헛물을 켜는 바보들의 무한도전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일부 선진국들처럼 재외동포의 참정권이 인정되어 있는 곳이라면 이번 미주한인사회에서 겪은 그런 처절한 푸대접은 없었을 것이다. XX향우회 여성부장까지도 우선순위에 들어가면서 700만 재외동포는 직능대표 반열에 말석순위라도 넣어주질 않았다.

재외동포사회가 그렇게도 가치 없는 존재들인가! 동포참정권의 기미도 보이질 않는다. 그럴 가능성이 조금만 비춰도 이번 같은 찬밥신세는 면할 수 있다. 표를 먹고 사는, 표를 의식하고 움직이는 정치권이 아닌가! 차기 총선이나 대선에서라도 동포참정권이 가능하다고 봤으면 이런 문전박대의 냉대는 있을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해외동포 들의 거주지를 하나의 정치권역으로 묶어 본국 정치무대 중심으로 진입하는 이태리 같은 선진의회 정치문화를 보면 우리에겐 도저히 불가능한가 하는 생각에 미치면서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동포들의 의식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움을 느낀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재외동포사회는 구심점이 없다. 대표성을 가진 단체를 만들어야한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모국을 상대로 하는 앵벌이 행태가 아닌 모국정부나 정치권에서 재외동포를 상대로 하는 단일창구가 생기고 이런 공인된 루트를 통해서 그쪽에서 먼저 비례대표건 공공기관의 임원이건 추천을 의뢰해 오는 그런 시스템이 되어야한다. 우리에겐 이제 그런 대우를 누릴만한 풍부한 잠재력도 파워도 있다. 모국을 음양으로 지원한 논공행상(論功行賞)차원에서도 우리는 묵직한 비중을 차지할 놀부 아닌 흥부들이다. 그렇지 않고 현재처럼 뿔뿔이 흩어진 채 철저한 개인플레이로 나간다면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동포사회에는 모국의 정권이 바뀌어도 늘 기득권층으로 표현되는 부대가 있다. 그들은 주로 모국의 정치무대 같은것 보다는 관변단체의 감투나 모국정부의 하사품인 훈장 포상등을 노리는 실용그룹들로써 일명 해바라기라고도 불린다. 그런가하면 학자는 학자들대로 문화 예술인들은 또 그들대로,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언론들은 언론대로 각각 동포사회 발전에 대한 아젠다가 없는 먹고 마시는 허무개그 같은 미팅에 초대받고는 자비로 서울로 날아가 눈도장을 찍었다며 희희낙락한다. 주최하는 제도권의 노리개들로 전락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창구 일원화라는 시스템화가 실현된다 해도 동포대표로 의회에 내보내야 할 인물 선정도 문제다. 북미동포사회에서는 그간 동포출신 국회의원들이 여럿 있었다. 이번처럼 부자들이 출사표를 던진게 아니라 이민현장 밑바닥부터 헤쳐 올라간 자수성가 형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도 국회의원 재임 중 동포관련 법안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계보정치에 휩쓸려 보스를 모시고 일신의 영달만을 추구했던 자들이다. 문제는 동포사회 구심체를 구성에도 정말 사심없는 사람들이어야 하며 모국행의 행운도 엄격한 검증과정이 따라야한다. 개인의 명예를 충족키 위한 선수가 아닌 재외동포팀 주전선수로 나가야한다. 선수 유니폼 등어리에 선수 이름이 없는 유일한 팀이 뉴욕양키스다. 그래서 많은 야구팬들이 양키스에 열광한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그것 또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리라!

한국의 정치인들은 LA밖엔 모른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LA만을 선호한다. 한국과 다를바 없이 많은 퇴폐업소와 근거리에 있는 라스베가스 관광도 한 몫 한다. 그래서 LA를 찾는 모국 정치권 인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눈치 빠른 사람들에 의해 동포간담회라도 개최되면 밥값으로 하는 그들의 체면치례는 늘 그밥에 그 나물이다. 참정권등 협조방안에 대한 횡설수설은 접대를 받기 위한 순간적인 술수이지 귀국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미국 채류기간 중 원색적인 대접을 해준 공관 하수인들에게 평통이나 모국훈장을 받도록 개입해 주는 것으로 감사를 대신하는 원시적 수준이다.

그들은 정말 믿을 수 없는 동키호테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세속적인 말로 제 먹을 건 제가 찾아먹어야 한다. 헌법 2조2항이라는 밥상은 늘 차려져 있다. 숟가락을 드는 방법이 문제다. 지금처럼 철저한 개인플레이로 아무도 못 먹게 휘져서 놓으면 안 된다. 찾아 먹어 마땅할 차려진 밥을 두고 왜 얻어먹을 궁리를 하는가! 예의범절 지키며 먹자. 그러기엔 무엇보다 든든한 상다리가 문제다. 바로 상다리가 될 건전한 동포사회의 구심체가 절실하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찾아온 정치인들이 문패만 쳐다봐도 아 이곳이 바로 해외 동포사회 종가댁이구나 하고 머리 숙이고 들어올 그런 단체의 태동이 시급하다!  시작하자! 그러나 단골메뉴는 싫다! 참신한 동포들이 총대를 메야 약발이 선다!

김원동(언론인/캐나다 토론토) (koreanwonki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