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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기사

다시 고암을 생각한다 고암 이응노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


다시 고암을 생각한다 고암 이응노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

김제완  |  oniva@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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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5.01.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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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이응노화백(1904-89)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그 동안 이응노화백은 근접하기 어려운 작가의 한사람이었다. 정칟사회적 상황이 민감하게 교차되는 현대사 속에서 이응노화백은 그의 예술적 재능과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지를 못했다.

이번 100주년 기념전은 작가로서의 전체 화업을 회고하는 전시이다. 동양화의 현대화를 모색했던 고암의 작품세계를 펼쳐보임으로써 우리 화단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확인하는 일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응노화백의 유족 및 이응노미술관과의 오랜 협의 끝에 준비된 전시이다. 전시될 대표작 150여점은 초기작부터 말년작까지 망라되어 있으며 특히 대가들의 작품들을 타피스트리로 제작,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모빌리에 국립미술관의 타피스트리 2점이 국내 최초로 소개되어 프랑스에서의 그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가 있다.

고암 이응노 화백이 한국화의 현대화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크다. 국내보다는 프랑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 유명 평론가로부터 추천을 받기도 했고, 마티유, 폰타나, 타피에 등 세계적인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또한 1964년부터는 파리에 동양미술학교를 개설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하며 동양화를 전수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이번 전시에 맞추어 이응노화백의 가르침을 받았던 파리 동양미술학교 제자들의 전시가 서울 인사동 물파아트센터에서 열려, 고암의 동양화에 대한 열의와 프랑스에서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그가 남기고 간 성과와 영향력은 어느 누구도 그를 화단의 거장이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다. 동양화의 현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던 그는 동양화의 필의(筆意)를 끝까지 잃지 않았고 추상의 작품에서도 동양과의 맥을 놓지 않았다.

아쉬운 것은 제한된 공간 내에 시기별 대표작들로 전시를 구성하면서 고암이 말년까지 꾸준히 제작했던 수묵화의 깊은 세계를 다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삶과 예술을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제 그는 없지만 그의 작품은 우리 곁에서 영원히 호흡을 함께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