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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이야기

모르는 여자 안철수

 2012년 04월 17일 (화)  김제완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3895394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의 가장 큰 약점은 국민 애송시가 적다는 점이다. 김소월의 시가 쉽고 편하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오는 것과 비교된다. 고은의 초기 시는 특히 관념적 사변적이어서 읽기 어렵다. 그의 시중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시귀를 꼽는다면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이다.

아름다운 첫사랑 그러나 대부분 깨지고 마는 가슴아픈 사랑의 과정이 이 한마디에 담겨있다. 그 핵심은 미지의 상대에 대한 환상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열망과 희망을 일방적으로 투사해서 실물대 이상으로 만들어 놓고 그것을 좋아하는... 그러다가 실체를 접하고 나서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실망한다. 누구나 젊은 시절 이런 슬프고 서투른 사랑 한번 해보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국민적으로 이런 연애를 하고 있다. 그 상대는 안철수교수이다. 그가 국가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국가적 의제에 대한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지 검증이 되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인물이라는 참신성이 기대감을 잔뜩 높여주고 있다. 우리사회의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관념적 이상주의자들이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모두 집적해서 안철수에게 투사하고 있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다더니 그가 오랜 동안의 구애를 받아들여서 마침내 만남을 허락할 것같다. 어제 기사를 보면 안교수가 6월경이면 등판할 것이라고 한다. 그가 대선에 나선다면 검증과정에서 환상의 베일이 무참히 벗겨질 것이다. 그리고 사회과학적인 지식도 이해도 경험도 없는 그리고 관념적이며 무능한 그의 본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안교수의 최근 발언이 이런 짐작이 무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진보 보수 이념이 아니라 상식 비상식이 중요하다.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겠다.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찍으라. 그의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이 그에 열광하고 지지하는지 짐작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정치하는 사람들 왜 그렇게 싸우냐 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정치인들이 싸우는 걸 보면 애들 보기 창피하다. 젊잖은 사람도 국회에만 들어가면 왜 사람이 망가지나. 이건 정말이지 정치가 무언지 모르는 말씀이다.

정치가 사회갈등을 수렴해서 대신 싸워주지 않으면 이해당사자들이 시민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야 한다. 사회비용이 훨신 비싸게 먹힌다. 사회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불가피하다. 그리고 아무리 다양한 갈등이라도 그 내용을 분류해보면 대부분 진보 보수로 나눠진다. 그래서 문명국의 정치는 예외없이 좌우로 나뉘어 대립한다. 아랍국가들에 둘러싸여서 반세기이상 싸우는 이스라엘같이 특수한 조건에 있는 나라도 마찬가지다. 내부에는 시오니즘정당과 사회주의정당으로 좌우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지 않은가.

안교수는 늘 새로운 것을 탐식하는 대중들의 허위의식에 영합해서 나타났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는 새로운 것은 늘 서투른 것으로 결과되기 마련이다. 백마타고 멋지게 나타나는 왕자님은 결혼앞둔 처녀에게 뿐 아니라 정치판에서도 찾기 어렵다. 김병준교수는 메시아는 없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안철수현상은 비극으로 끝날 것같다. 국민들도 허탈해지고 안철수 자신도 망가질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데자뷰가 있지 않았나. 기업경영 잘 하던 유한킴벌리 문국현사장을 끌어내어서 뭔가 대단한 게 있는 양 포장했지만 결과는 꽝이었다. 이번에는 안철수인가. 선거때마다 이런 인물들을 필요로 하는 한국정치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