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재외동포정책세미나 행사 소개 및 주요 내용
2009년 09월 28일 (월) 윤인진
윤인진(고려대 교수, 재외한인학회 회장)
재외동포사회가 700만이 넘는 규모로 증가하고, 이들의 역량 및 거주국 내 위상 또한 크게 향상됨에 따라, 우리 국력을 형성하는 중요 인적자산인 동포사회와 모국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현재 분야별, 대상별로 다양한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으나, 1) 네트워크간 횡적 연계 부족, 2) 일부 분야 네트워크 편중, 3) 오프라인 행사 중심의 네트워크 운영으로 인한 지속성 부족, 4) 재외동포 인물 DB가 다수 기관 산재 및 일부 분야 DB 미구축 등을 감안 시 네트워크 통합 관리의 필요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 및 재외동포 네트워크 구축’을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세부실천과제로서 ‘700만 재외동포의 네트워크화’를 선정하였다. 동포 간 네트워킹 활성화는 재외동포 사회의 자체적인 역량을 강화함으로서 동포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며, 모국과 재외동포 사회 간 호혜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토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준규대사 개회사 내용)
한반도와 전 세계 여러 지역의 한민족 구성원들 간의 인적, 물적, 정보 네트워크를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는 주변국들의 불필요한 의심과 반대를 피해 가면서 전 세계 한민족 구성원 간의 공생공영을 촉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다. 이런 목표를 가진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의 구축과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외교통상부가 주최하고 재외한인학회가 주관하는 제3회 재외동포정책세미나가 2009년 9월 29일 오전 9시부터 워커힐에서 개최된다. 이번 세미나에는 국내·외에서 재외동포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과 식견을 가지고 있는 재외동포 리더들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세미나는 크게 정치분야, 경제분야, 사회문화 분야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정치분야에는 임용근 전 오리건주 상원의원, 김성곤 민주당 국회의원, 조원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참여하여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위한 한인 정치인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한다.
임용근 전 상원의원은 공화당 후보로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3번 주상원에 당선, 2번 주하원에 당선했으며, 현재 2010년에 있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도전하고 있다. 임용근 의원은 현재 미국 내 한인 정치인은 미 연방 100명의 상원의원과 435명의 하원 의원 중 한명도 없고, 50개 주에 주지사로 출마한 사람도 현재 본인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국 내 한인의 정치적 위상이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오스트리아계 1세이며, 루이지아나 주지사도 인디안계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21세기는 소수민족에게 큰 기회를 주는 시대이며 이것이 미국의 American Dream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한인도 주인의식을 갖고 도전하면 미국 주류정치에서 주인으로 참여하여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성곤 의원은 ‘한민족문화공동체’ 개념을 사용해서 혈통이 어떻든 한국어를 이해하고 한국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한민족문화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 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재외동포의 정치세력화는 정치참여의 확산에서만 가능하고 이를 위해서는 재외동포 정치네트워크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방안으로 1단계로는 각 국가별 협의체 구성하고, 2단계로는 각 대륙별 협의체를 구축하여 마지막으로 본국을 매개로 한 한인정치협의체(포럼)을 활성화할 것을 제안한다.
조원진 의원은 코리안 디아스포라 파워를 키워서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발전시키자고 제안한다. 외국의 정당들은 재외동포의 정치 참여를 지원하는 해외 조직들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미국 공화당은 해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민주당 역시 정식 산하기관으로 해외 지부가 있다. 이들 해외조직들은 평소에 정기적인 미팅과 교육 프로그램, 이벤트, 뉴스레터 등을 통해 자국 정치 발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국 내 선거 시 투표를 독려하고 소속 정당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며, 자국민의 권익옹호 활동 등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재외동포의 정치참여가 자칫 동포사회를 분열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정략적 이해관계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동포사회에 무리한 개입이나 간섭보다 모국과 재외동포 간에 서로 윈-윈하는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미비한 제도를 정비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경제분야에는 조한철 WORLD-OKTA 이사장과 임채완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단장이 참여하여 세계한상네트워크 발전 방안에 관해서 논의한다. 조한철 이사장은 모국과 재외동포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고 지적한다.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발생적 네트워크, 직업과 거주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된 소극적 경제 네트워크, 도시지역에서 광범위한 조직을 갖춘 적극적 경제 네트워크, 다업종 복수국가들의 회원들로 구성된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WORLD-OKTA는 범세계적인 오프라인 조직을 갖고, 2009년 9월 현재 세계 60개국에 109개 지회, 6,000명의 회원, 7,200명의 차세대 교육수료생을 보유한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임채완 교수는 세계한상네트워크는 “On-Line과 Off-Line상에서 동시에 연결을 맺고 무역과 금융거래를 하는 한민족간 경제공동체”라고 정의한다. 700만 재외동포 자산은 약 1,200억 달러로 추정, 한국 총 GDP의 1/4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세계한상네트워크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계한상네트워크의 발전 방안으로 1) 세계한상의 업종별 분야별 국제 연계망 구축, 2) 세계한상의 디지털라이브러리 설립(DB 구축), 3) 중국 화상에 버금가는 세계한상포털사이트 활성화, 4) 세계한상 세계한상 기부조직관리 창설, 5) 세계 한상 차세대 지도자 캠프 설치, 6) 글로벌 세계한상 대학원의 설립과 발전을 제안한다.
사회문화분야에서는 정갑수 원코리아페스티벌 실행위원장과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이 참여하여 NGO 연대를 통한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의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정갑수 대표는 1985년 재일한인사회에서 민단과 총련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심했을 때 재일동포들이 먼저 하나가 되어 민족통일의 심볼이 되고 조국남북 재외동포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원코리아의 실현에 공헌하고자 원코리아페스티벌을 창설하였다. 이제 설립한지 25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남북과 한민족을 뛰어넘어 아시아의 인권, 민주주의, 다문화를 지향하는 열린 아시아공동체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영식 사무총장은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는 한민족이 공유하는 ‘사회문화적 요소’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발전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회문화적 접근방식은 남북 간 그리고 주변국과의 정치적 마찰을 피할 수 있는 실용적 접근방식이며, 남북통합을 단순히 한반도의 지리적 통일로 이해하는 편협한 사고를 극복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는 국가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정부위주가 아니라 민간의 다양한 그룹(시민단체, 기업, 종교, 학술, 문화, 개인 등)들의 활동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부의 역할은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활동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종합토론에는 이진영 인하대 교수와 임영상 한국외대 교수가 참여한다. 이진영 교수는 외교통상부가 포괄적 실리외교의 중점과제의 하나로 재외국민 보호 및 재외동포 활동 지원이라는 과제를 선택하였다고 지적한다. 이 중점과제를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로 이해한다면 포괄적 실리외교를 포함한 4가지 전략인 상생, 공영의 남북관계, 협력 네트워크 외교, 미래지향적 선진안보체제의 달성에 다 같이 적용될 수 있는 외교전략으로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가 기능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임영상 교수는 문화로 통하는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제안한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는 경제와 문화가 함께 가는 문화산업의 시대, 브랜드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축제이든 학술행사이든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하는 NGO는 후원자와 참여자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로 기능하고 있는 NGO/학술단체는 반드시 거주국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지위를 부여받고, 또한 정부나 산하단체로부터 공식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끝으로 국내에 유학중인 재외동포 대학생들과 대학원생들에 대한 특별관리가 필요하며 이들을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의 주역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제3회 재외동포정책세미나는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중점 과제로 선정한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의 비전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귀중한 자리이다.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처럼 재외동포정책세미나도 연례적으로 재외동포사회의 지도자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실사구시의 재외동포정책을 개발하는 모임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