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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한인 식당, 끝 없는 `가격 파괴` 왜?

[미주중앙] 한인 식당, 끝 없는 `가격 파괴` 왜? 
 

 2009년 07월 08일 (수)  미주중앙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밥값이 내려 가고 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매상 감소라는 타격을 입은 한인 식당들이 각종 세일과 프로모션을 내세우고 있다. 보통 5.99~9.99달러하던 런치 스페셜의 가격도 더 내려갔다. 시간과 요일에 상관 없이 일주일 내내, 하루종일 스페셜이다. 구이 무제한도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회는 60달러면 4명이서 충분히 먹을 만큼 푸짐해졌다.

▶2그릇 9.99달러가 대세= 5.99달러 약발이 떨어지자 차별화하기 위해 생겨났다. 콤보나 '하나 주문하면 하나 공짜'와 비슷한 맥락이다.

시작은 웨스턴 순대. 순대국 2그릇에 9.99달러로 재미를 봤다. 지금은 순대국과 순대접시도 9.99달러에 선보인다. 함흥회관도 곧이어 냉면 2그릇에 9.99달러를 채택했다. 최근 문을 연 도담은 오픈 기념으로 냉면 2그릇에 9.99달러 프로모션을 진행해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2개 9.99달러 프로모션은 진화 중이다. 가격과 메뉴에 변화를 준 것. 가격을 내리거나 올리고 같은 메뉴 2개가 아닌 다양한 메뉴에서 2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대왕갈비는 냉면 2그릇을 8.99달러에 판매한다. 왕성은 7월 스페셜로 삼선 자장면 또는 짬뽕 2그릇 12달러에 서비스한다.

유천 롤랜드하이츠점은 김밥, 군만두, 라면, 떡볶이, 자장면 등 가운데 2개 10.99달러, 3개 15.99달러, 4개 20.99달러 이벤트로 고객의 선택폭을 넓혔다.

꽁지네는 3주년 기념 이벤트로 돈까스, 스파게티, 오무라이스, 자장면 중 2개 9.99달러와 오므라이스 또는 카레라이스+함박 또는 돈까스 메밀+김밥 등 3가지 콤보 메뉴 9.99달러를 준비했다. 모든 메뉴 중 3가지는 22.99달러 4가지를 선택하면 29.99달러다.

꽁지네 전훈 사장은 "이벤트를 시작하자 마자 손님이 늘었다"며 "특히 점심시간엔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냉면 가격파괴 선언= 날씨가 더워지면서 냉면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하지만 가격은 인기와 반비례. 냉면나라 등 5.99달러에 냉면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1.99달러하는 식당도 있다.

시골쌈밥은 오후 2시까지 물냉면 또는 비빔냉면을 각 1.99달러에 서비스한다. 점심시간을 놓쳤다고 안타까워하지 않아도 된다. 오후 2시 이후에도 4.99달러로 저렴하다. 게다가 냉면을 주문하면 불고기나 돼지불고기를 각 5달러에 맛볼 수 있다.

구이일번지에서도 오후2시30분까지 런치 스페셜 구이 무제한을 시키면 냉면이 1.99달러에 따라온다. 구이 무제한없이 냉면만 주문해도 4.99달러.

동보성에서는 물 비빔냉면은 물론 회냉면, 메밀국수까지 4.99달러, 물+비빔냉면 콤보는 6.99달러에 만날 수 있다. 서라벌은 16.99달러에 구이 무제한을 주문하면 냉면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구이 무제한의 마지노선= 구이 무제한의 마지노선은 9.99달러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시골쌈밥이 매일 오후 5시 이후 구이 무제한 1인당 8.99달러를 들고 나왔다. 그러더니 구이 일번지가 최근 런치 스페셜 구이 무제한 1인당 7.99달러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이 메뉴도 14가지에 이른다. 구이 무제한에는 찌개와 계란찜 볶음밥이 포함된다.

메뉴 영역도 넘나들고 있다. 차돌박이 삼겹살을 기본으로 갈비 등심 등이 하나씩 추가되는 구이 무제한이 일반적이었다면 곱창과 양을 전문으로 하는 별대표도 무제한 메뉴를 16.99달러에 내놨다.

▶회 비싸다는 이미지를 깨라= 요식업계에서 가장 먼저 경기침체를 경험한 업종 중 하나가 일식당. 비싸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2~3년 사이 일식당이 크게 늘어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에 꾸루꾸루와 팻피시가 메뉴 가격을 반값으로 내렸고 하네다 스시가 개업 9주년 기념으로 최근 스시와 사시미 50% 세일을 시작했다.

한 접시에 150~200달러하던 광어 등 활어 회나 모듬 사시미 가격도 100달러로 떨어졌다. 고객들이 이마저도 부담스러울까봐 반접시가 나왔다. 다다 성박사 자갈치 시장 등이 활어나 모듬 사시미 반접시를 60달러에 판매 중. 여기에는 샐러드와 죽 매운탕 등을 기본으로 낙지 멍게 해삼 전복 등 밑반찬이 따라와 3~4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1인당 60~120달러까지 하던 정식도 저렴해진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교토스시는 사시미와 스시 롤에 각종 밑반찬이 포함된 디너 스페셜을 1인당 35.99달러에 서비스하고 있다.

식당 관계자들은 "손님들이 워낙 가격에 민감해한다"며 "버텨야하겠기에 손님이 끊기면 안되겠기에 정말 수익을 포기하다시피 가격을 내리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손님들은 "가격에 혹해 찾아가보면 양이 줄거나 질이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미주중앙=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