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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참정권칼럼

투서의 시대도 열렸다

투서의 시대도 열렸다 
 

 2009년 02월 10일 (화)  코리아나뉴스  
 
 
코리아나뉴스 2009/02/10, 19:26:49

참정권 시대가 열렸다. 이건 다시 말해 투서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과 비슷하다.
해외에 사는 동포들은 먹고 사는 건 그럭저럭 해결되지만 돈을 좀 벌고 나면 가장 충족되지 않는 게 명예욕이다.

그래서 한인타운엔 감투도 무지 많다. 모두가 거의 회장이다. 전직 회장도 회장으로 호칭하다보니 역사가 오래된 단체는 회원보다 회장이 더 많다.

미국 주류 사회 정치권엔 영어도 부족하지만 재미도 별로 없다. 그야말로 한인타운에선 좀 알아주지만 주류사회에선 크게 관심도 없기 때문이다. 한 표 받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보람이 덜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상황은 그렇지 않다. 구의원, 시의원도 동네에서 행사마다 상석에 앉는 유명인사인데 국회의원 정도 되면 장관도 고개를 숙이고 절절맨다.

국정감사기간이나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면 국회의원의 몸값은 천정부지이다. 그러니 정치에 뜻을 두고 약간이라도 맛을 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죽자 사자 매달린다. 마치 마약과도 같이 중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한인타운에서도 한인회장이나 기타 감투를 써 본 사람들은 한국의 고위직도 만나보고 대화를 가깝게 해보니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도전해 볼 마음을 갖게 된다. 이래서 패가망신 하는 사람들도 나오지만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LA 출신의 민주당의 유재건 의원을 비롯하여 뉴욕의 박지원 등은 아주 성공한 예이기도 하다.

◎ 비례대표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2월5일 국회에서 재외국민 참정권이 통과되어 이제 영주권자도 한국 대선을 비롯한 비례대표 총선에도 투표권을 갖게 되었다.

유권자 수가 월등히 많은 미주지역은 당연히 각 당에서 관심을 두게 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비례대표 할당도 할 태세이다. 여당이나 야당이 3석 정도는 준비해야 재외국민의 마음을 끌어당기게 되고 그들은 또 각 지역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할 테니 당으로선 손해 볼 게 전혀 없다.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마련인 데 아마 그들은 엄청난 투서와 음해를 받게 될 것이다.

이미 평통자문회의 위원을 임명할 때에도 그런 경험을 충분히 하였다. 평통위원이나 평통회장 임명 시에 떠도는 투서는 가히 볼만하다. 특히 투서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 타운에 존재한다. 그들의 투서는 교묘하기도 하지만 호소력도 강하고 남의 사생활과 비밀을 탐정보다 더 자세히 알아 일일이 관계기관에 보고를 한다.

이를 받아 본 당국은 처음엔 무시하기도 하지만 자꾸 접하다보면 세뇌가 되어 혹시 나중에 말썽이 날까 두려워 투서의 내용을 인사에 반영하는 것이다. 투서꾼들은 쾌재를 부르고 환호한다. 일종의 정신질환이기도 하겠지만 자신들은 정의롭다고 착각도 한다. 평통위원이 그 정도이니 국회 비례대표는 추천은 이 보다 훨씬 그 강도가 높을 것이다.

◎ 다시 한국 앞으로

참정권이 없을 당시에도 한국정치판을 기웃거린 사람들이 많은데 이제는 그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말하자면 선거운동을 당당하게 펼칠 명분이 확실하게 주어진 것이다.

그들이 말할 조국의 번영과 동포들의 권익신장 등의 단어에 벌써 신물이 나지만 구태의연한 인물이 아닌 참신한 사람들이 나서야 되지 않을까?

타운의 봉사를 한국정치판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진정한 봉사보다는 자기 이름 알리기나 한국정치에 줄을 대려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은 일단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누가하나?

이런 경우엔 투서도 쓸모가 있을 것도 같다. 오염된 인물들이 설치는 걸 막는 제도적 장치도 없고 얼굴에 철판을 깐 그들을 만류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니 투서라도 제 몫을 하려나? 하여간 타운엔 정치의 계절이 만개되었다.

정채환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