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조선족들 한국서 뜬다
한―중 언어 능통… 량국 문화 잘 리해… 명문대 졸업
2008년 03월 29일 (토) 길림신문
한국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일하고있는 지용천(36) 변호사는 길림성에서 태여난 중국조선족이다. 그는 북경사범대학 력사학과와 중국정법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1999년 한국 고려대에서 국제법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2003년에 《태평양》에 입사해 중국 진출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부동산, 로무 관련 법무를 총괄하고있다.
최근 지변호사처럼 한국에서 고급 전문직에 진출하는 중국조선족이 늘면서 《중국조선족 = 일용직 로동자》라는 편견이 깨지고 있다. 《태평양》은 최근 중국 진출 기업들의 법무상담이 급증하면서 중국 변호사 8명을 채용했다. 이들중 7명은 현지 명문대를 졸업한 중국조선족이다.
이처럼 중국조선족 출신 변호사가 환영을 받는것은 이들이 중국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한데다 량국 문화에 대한 리해도 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률시장의 속성상 한국파 변호사들이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고객이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모국어에 능숙한 조선족 변호사들을 찾게 되는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조선족들의 진출은 학계에서 더욱 활발하다. 3월 26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교수, 연구직, 강사직 취업비자로 입국한 중국 조선족은 2003년 246명에서 지난해 397명으로 61% 급증했다. 또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중국조선족은 33명이며 박사과정에도 30명이 있다.
한국 연구소에서 일하는 조선족도 적지 않다. 길림성에서 태여나 1996년 한국 연세대에서 국제경영학 석ㆍ박사를 딴 김창도(37)는 현재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연구하고있다. 그는 《중국 진출 한국기업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현지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국조선족들을 현지 채용인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펀드(基金)광풍이 휩쓴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도 중국조선족들이 속속 진입하고있다. 한국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다섯명의 중국조선족이 대우, 한화, 키움 증권에서 증권맨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로 활약하고있다. 이중 지난해 11월 대우증권에 입사해 중국 거시경제를 전망하고있는 정향민(27․녀)은 할빈시 출신으로서 할빈공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서울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정향민은 《중국내 한국기업의 위상이 높은 점을 고려해 한국 류학을 결심했다》며 《대기업들이 글로벌 인력채용을 확대해 할빈대를 졸업한 조선족친구들도 함께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급 조선족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에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