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뒤집기 가능성 보인다
참정권 공청회 토론문(4) 빼앗긴 한표 되찾을 시간 두달 남아
2007년 04월 12일 (목) 김제완
그러나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이례적으로 해외부재자의 투표를 가로막고 있는 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소송 변론기일을 5월10일로 잡았다. 소송 담당 정지석 변호사는 긍정적인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만약 헌재의 위헌판결이 나온다면 현재의 정체국면에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는 두 개의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다. 지난 2004년 8월 일본동포들이, 이어서 2005년 4월 미국 캐나다 동포들이 냈다. 그중 일본동포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변론기일이 잡힌 것이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이다. 만약 올해 6월 이후에 판결이 나온다면 버스 지나고 나서 손들기 격이며 오히려 ‘무심한 헌재’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이같은 와중에 당사자인 재외동포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4월17일 재외국민참정권연대 준비위원회가 두달여동안 달고 다니던 준비위원회 꼬리표를 떼어낼 예정이다. 중앙 조직의 정식 출범을 앞두고 해외 조직들이 속속 깃발을 들고 있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미국에서 4월9일 마침내 "미주 재외국민참정권연대"가 출범했다. 이어서 다음날 LA에서 참정권회복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지난 2월에는 멕시코 동포들이 중심이 되어 "중미 재외국민참정권연대"가 결성된 바있다. 현재 중국 일본등에서도 한인회가 중심이 되어 조직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필리핀과 영국 한인회는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세계로신문의 인터넷 사이트에 마련된 '참정권되찾기 1만명 서명운동' 게시판에는 세계 각도시에 거주하는 동포, 유학생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현재의 참정권되찾기운동을 지난 2003년의 재외동포법(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개정운동과 비교해보면 몇가지 다른 점이 보인다. 재외동포법은 그 적용대상에 중국 러시아 동포들을 제외해 물의를 빚었다. 법개정운동은 국내에 들어와있던 수만명의 조선족들과 국내 동포운동단체가 결합되어 큰 동력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참정권되찾기운동은 잘못된 선거법의 피해자들이 모두 외국에 거주하고 있어 국내에서 힘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재외동포들이 입국하면 그 즉시 모순이 해소되므로 국내에는 이 법의 피해자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 4월17일 발족하는 재외국민참정권연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유일한 사회단체다. 사회모순이 있는 곳에 사회운동이 있다는 말처럼 300만표 만큼의 모순의 무게를 업고 있어 해야할 일이 적지 않다.
다시 한번 국내 국외 동포사회에 긴급히 알린다. 지난 72년 유신헌법과 함께 빼앗긴 300만 재외국민의 한표를 되찾을 시간은 앞으로 두달 남았다. 정현종시인의 싯귀를 빌리면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