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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토론회] 재외국민도 국민이다

 
[토론회] 재외국민도 국민이다 
 
 2005년 03월 31일 (목)  양창영  1111 
 
 
양 창 영
호서대학교 해외개발학과 교수
(사)한국국외이주법인협회 회장


세계가 1일 생활권화 되고 모든 분야에서 지구촌화·세계화 추세가 가속될 때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국경의 벽이 사실상 없어지고 문화적 또는 경제적 영토가 출현될 때 해외민족이 집거하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가꾸며 우리의 영역화 할 것인가. 그리고 다민족사회의 형성과 복합문화시대가 도래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한민족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가가 향후 민족생존 전략상 최대의 과제가 될 것이다.

오늘날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국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그 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해외에 진출하고 있느냐가 각 국가간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재외동포는 국가의 큰 자산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많이 진출한 수에 비례하여 국력이 신장되었음을 평가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재외동포는 소중한 존재이며, 이에 대한 관심도도 날로 높아지며 새롭게 인식 되어가고 있다.

오늘날 한민족이 지향할 제일의 과제는 역사 주체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한민족을 연대, 통합하는 일이다. 여기서 한민족 통합이란 물리적 힘에 의한 인위적, 지역적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도처에 산재해 있는 한민족이 민족의식과 민족문화를 승화시켜 그 정체성을 재고하고 공동운명체적 연대감을 인식케 하여 함께 번영을 도모하는 것을 뜻한다.

재외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국민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참정권을 박탈당한 재외국민은 조국이 필요할 때만 국민으로 감싸 안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재외동포 정책은 100년을 내다보고 수립하여야한다.

한때 한국의 교민정책은 기민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포에 대한 관심도 대책도 없이 그냥 내버렸다는 비아냥조의 비판이었다. 지금도 교민정책의 기조는 “현지에 적응하여 열심히 살아라”이다. 이미 이주한 이상 조국에 대한 미련은 갖지 말고 빨리 현지인으로서 생활 자세를 확고히 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계 여러 지역에 집거하고 있는 한민족이 다음 세대로 내려가면서 모국어를 잊고 민족에 대한 의식도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부모들의 정성스런 교육의 영향으로 예절, 풍습, 생활양식 등 한민족의 문화적 원형을 간직한 채 쉽게 동화되지 않고 민족정체성을 견지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해외 한민족의 장래를 생각할 때 대단히 중요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들은 동화될 수도 있고 한민족으로 존속될 수도 있는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방치하면 동화될 것이고 가꾸면 한민족으로 존속할 것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국경의 벽이 허물어지고 영토주권의 개념이 퇴색되며 문화적 영토의 출현이 가능하다면 한민족이 집거하고 있는 지역을 문화적, 경제적 접근방법으로 우리의 영역화함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볼 때 해외에 지역단위로 집거하고 있는 교포들의 비중과 위상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들은 지난날의 인식처럼 모국으로부터 지원과 보호를 받아야 하는 짐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모국과 연계하여 국력이 해외로 진출, 신장해 나아가는 데 있어 필요불가결의 존재로서 국가의 큰 자산이다. 그들은 민간 외교관으로서 또는 문화홍보원과 한국상품 선전원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구증가 억제를 위한 인구정책에 적정을 기하기 위하여 이민을 많이 내보냈으나 이제는 인구증가를 위한 인구정책을 입안해야 할 때이니 해외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들을 포용하고 한민족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도 세계속에 우뚝 선 한민족을 영원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도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해야 한다.